공연·전시문화

100년 전 청년 문인들의 뜨거운 숨결… 대구문학관, 특별전 ‘100년의 숨결’ 개최

6월 23일부터 대구문학관서 전격 가동… 희귀 소장 자료, 영상 및 낭독 콘텐츠 융합

대한민국 근대문학의 황금기를 이끌며 시대를 아파하고 민족의 얼을 깨웠던 대구 출신 천재 청년 문인들의 불꽃 같은 작품들이 발표 100주년을 맞아 한자리에서 부활한다.

대구문학관은 지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을 조명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국문학관이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특별전시 ‘100년의 숨결’을 오는 6월 23일부터 대구문학관 3층 특별전시공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민족시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빙허 현진건의 소설 「고향」, 고월 이장희의 시 「하일소경」 및 「봄하눌에눈물이돌다」 등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대한 정점을 이룬 마스터피스들이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기획됐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1926년 6월 당대 최고의 문예지 『개벽』 70호를 통해 발표됐다. 일제강점기 억압받던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대구의 들판을 배경으로 그려내며 민족 시학의 보편성을 획득한 불멸의 작품이다.

▲100년 전 청년 문인들의 뜨거운 숨결, 백년의 숨결 포스터 ⓒ 대구시

동시기인 1926년 6월 조선일보에 「그의 얼굴」로 연재되었다가 첫 단편집 『조선의 얼골』에 수록되며 제목이 바뀐 현진건의 소설 「고향」 역시 비참한 식민지 현실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날카롭게 고발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단편집 제목에 ‘조선’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전격 금서 조치를 내렸을 만큼 시대의 저항 정신이 집약된 작품이다.

스물아홉의 짧은 생을 살다간 이장희 시인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 세계도 재조명된다. 그의 대표작 「봄은 고양이로다」 외에도 올해로 발표 100주년을 맞이한 「겨울의 모경」, 「봄하눌에눈물이돌다」, 「하일소경」, 「들에서」, 「눈」 등 5편의 귀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구문학관이 엄선해 소장 중인 세 작가의 첫 작품집 실물 원본들과 함께,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입체적 영상 및 오디오 낭독 콘텐츠가 융합되어 깊은 울림을 전한다.

특히 평단과 문학계가 주목하는 핵심 세션은 ‘다시 거화(炬火)를 찾습니다’라는 특별 주제부다. 대구고보 재학 시절 현진건, 이상화, 이상백, 백기만이 비밀리에 발간했던 프린트판 동인지 『거화(횃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인지로 알려진 『창조』보다 앞선 대구 근대문학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다. 아직까지 실물이 발견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실물 추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할 방침이다.

전시의 공식 개막 행사는 6월 26일 오후 3시에 개최된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세 문호의 대표작들을 성악, 힙합, 포크송 등 다채로운 현대 음악 장르와 접목한 크로스오버 특별공연 ‘100년의 봄, 삶, 꿈’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이상화·현진건·이장희 각 기념사업회와 손잡고 이들 작품의 메가 트렌드적 가치를 논하는 특별 세미나 ‘이상화·현진건·이장희 작품의 현재성’도 동시 진행된다.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은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선생이 빛나는 청년기에 빚어낸 명작들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뜨거운 울림을 던진다”라며 “100년의 숨결을 이어받은 이번 특별전이 우리 문학의 찬란한 자산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갈 미래 지향적인 ‘21세기 청년 문학 공동체’가 피어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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