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천연 실이 장인의 숭고한 손길을 거쳐 한 필의 눈부신 명주로 탄생하는 국가무형유산의 전승 현장이 경주에서 생생하게 펼쳐졌다.
경주시는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직조 지혜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무형유산 명주짜기’ 공개행사가 지난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경주시전통명주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15일 밝혔다.
두산손명주연구회가 주최·주관하고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 경주시가 공동 후원한 이번 행사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전통 직조 기술 ‘명주짜기’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평소 접하기 힘든 무형유산의 전승 현장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가까이에서 공유하겠다는 취지도 담겼다.
행사는 3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집중 시연 형태로 진행됐다. 두산손명주연구회 이남두 회장을 필두로 한 12명의 정예 시연자들은 오랜 세월 가문과 마을을 통해 이어져 온 전통 방식 그대로 명주를 제작하는 전 과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재현해 냈다.
전통 명주짜기는 누에고치를 엄선해 실을 뽑아내고 베틀에 올려 베를 짜기까지 모든 공정에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끈기가 요구되는 장인정신의 집약체다. 우리 민족의 생활문화와 궤를 같이해 온 소중한 문화 자산이기도 하다.
이번 공개행사에서는 가마솥에 누에고치를 삶아 정성스럽게 실을 자아내는 ‘실뽑기’ 공정을 시작으로, 뽑아낸 실을 고르게 정돈하는 ‘실내리기 및 감기’, 날실의 길이와 가닥 수를 맞추는 ‘베날기’, 실의 인장강도를 높이기 위해 풀을 먹이는 ‘베메기’, 최종적으로 베틀에 앉아 명주를 직조하는 ‘명주 베짜기’ 등 교과서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던 전통 명주 제작의 5대 핵심 과정이 순차적으로 완벽히 시연됐다.
행사 기간 현장에서는 단순히 보는 시연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누에 관련 체험 프로그램과 전통 명주를 활용한 고품격 상품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이를 통해 주말을 맞아 전시장과 체험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전통 명주의 아름다움과 희소 가치를 오감으로 이해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두산손명주연구회 관계자는 “이번 공개행사는 오랜 시간 묵묵히 이어온 전통 명주의 우아한 미와 장인들의 투철한 예술혼을 대중에게 직접 검증받고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대중과 호흡하는 공개행사와 교육 전승 활동을 지속해서 펼쳐 소중한 전통 명주짜기 기술이 대가 끊이지 않고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두산손명주연구회는 대를 이어 기술을 연마한 결과 올해 국가무형유산 명주짜기 분야에서 최종 이수자 2명을 새로 배출하는 쾌거를 거두는 등 지역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전승 기반을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